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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Spider-Man: Across the Spider-Verse,2023), 멀티버스를 제대로 표현한 영화 소개

by zerostar 2024. 6. 21.

3/5

5점 만점에 3점이다. 

'멀티버스를 표현할 거면 이렇게 해야한다'

영화 속 등장하는 멀티버스는 이 영화에서만 사용하는 내용이 아니다. 사실 다른 영화에서 먼저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만큼 멀티버스를 잘 표현한 히어로 영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저 각본과 연출의 차이일 뿐이다.

기존 틀을 유지하는 것도 능력이다.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2018년에 개봉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속편이다. 주인공도 그대로 ‘마일스 모랄레스’이며 보다 스파이더맨의 능력에 익숙해진 ‘마일스 모랄레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편에서 사용되었던 만화식 연출이 그대로 사용되고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에 등장했던 다양한 스파이더맨들 역시 모두 등장한다. 사실은 보다 더 많은 다양한 스파이더맨들이 등장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애니메이션이기에 실사 영화 보다 쉽게 수많은 스파이더맨들을 보여준다. 이는 감독이 자신들의 영화의 특성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속편을 만들 때는 보통 전작의 내용에서 이어지기 때문에 당연히 기존의 설정들을 유지시켜야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이 당연한 것을 지키지 못하는 영화도 많이 있다. 그러한 점에서 이 영화는 기존의 설정을 무너뜨리지 않고 진행되어진다. 이것만 봐도 이 영화는 이미 반쯤 성공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전편에서도 그랬듯 이번 영화 역시 새로운 스파이더맨이 등장할 때마다 각 캐릭터의 설정을 설명하는데 이것을 매우 짧게 전달하면서 마치 스파이더맨들이 관객들을 인지하고 있는 듯한(제 4의벽을 넘은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번 영화를 보러 온 관객이라면 높은 확률로 전편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을 관람 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높은 확률로 새로운 스파이더맨 캐릭터에 대한 거부감 역시 없을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스파이더맨을 보고 싶어했던 사람들이라면 높은 확률로 이 영화를 좋게 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는 정말 무수히 많은 스파이더맨이 등장한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때와 마찬가지로 각 캐릭터마다 미세하게 그림체가 다른 경우도 있으며 일부로 그렇게 표현한 경우도 많이 보여진다. 이러한 점이 이 영화의 큰 장점 중 하나일 것이다.

멀티버스라는 것은 이런 것이다.

마블, DC 이 두 영화사에서 멀티버스는 매우 중요한 이론이다. 이 이론을 잘 사용한다면 영화의 재미는 배가 될 것이며 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보다 부담감 없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이 두 영화사에서 제작한 멀티버스 관련 영화들은 정작 멀티버스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멀티버스를 표현하려 했으나 실패하기도 했고, 너무 많은 대사로 인하여 관객들을 제대로 납득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멀티버스에 대해서 보다 직관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언급했듯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쉽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이라고해서 멀티버스를 표현함에 있어서 조심스럽지 않았거나 설명이 부족했다면 이러한 평가는 내리지 못했을 것이다. 애초에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역시 멀티버스를 다룬 영화이다. 평행세계에 존재하던 스파이더맨들이 한곳에 모이는 내용이기에 애초에 멀티버스를 제외한다면 성립될 수 없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멀티버스를 잘 표현한 영화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에서는 멀티버스를 잘 사용하는 정도로 그쳤다면 이번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멀티버스라는 개념을 보다 알기 쉽게 설명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관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히 다양한 스파이더맨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 영화가 재밌는 것이 아니다. 각 스파이더맨들의 개성을 보여주고(물론, 집중하는 스파이더맨들은 소수이긴 하다.) 그럼에도 모두 하나의 스파이더맨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것이 이 영화가 멀티버스를 잘 표현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총평

멀티버스라는 개념을 제대로 표현하기는 분명 어려울 것이다. 단순히 평행세계의 일로 마무리 짓는 경우 캐릭터에 대한 몰입이 떨어질 수도 있으며, 자신이 좋아했던 캐릭터가 단순 소모품으로서 사용되는 것을 지켜봐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하는 개념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사용은 멀티버스의 개념을 사용하기에 매우 적합하다고 보여진다. 실사 영화에 비해 애니메이션 영화는 관객의 감정이입이 덜한 편이다. 실사 영화의 경우 관객들에게 '여긴 현실이에요'라고 끊임없이 상기시켜야 하는 반면 애니메이션 영화는 원하던 원치 않던 이곳은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지속해서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심지어 누가봐도 만화 캐릭터를 사용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렇기 때문에 멀티버스는 실사 영화보다 애니메이션 영화에 보다 적합한 개념일 수 있을 것이다.(물론, 내가 아직 멀티버스를 제대로 사용한 영화를 보지 못했기에 이런말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멀티버스 이야기를 그만하고 영화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속편이 존재하는 영화이다. 아직 개봉은 하지 않았으나 영화 자체도 속편을 암시하며 끝난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빨리 다음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생각에 휩싸였다. 영화 내용만 보자면 제대로 무언가를 해결하고 끝난 것이 아닌, 일을 엄청나게 벌려놓고 끝내버렸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영화가 하나의 영화로서 작동하지 않는 것을 매우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다. 이러한 느낌 역시 내가 시리즈로 구성된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서일지도 모른다. 완결이 나기 전까지는 항상 다음편이 존재하는 애니메이션이기에 이 한편으로 모든 서사를 끝내지 못했음에도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것 같다. 만약 기다리는 것을 싫어한다면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속편이 나온 뒤 영화를 시청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