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5점 만점에 3점이다.
'애니메이션이기에 더욱 재밌는 영화'
다양한 스파이더맨을 만날 수 있고, 어째서 스파이더맨이 마블에서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인지 알 수 있는지를 잘 알려준 영화다. 주인공을 모두가 아는 '피터 파커'가 아닌 ‘마일스 모랄레스’으로 설정한 것도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새로운 스파이더맨 그리고 다양한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는 매우 유명한 캐릭터이다.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더욱 유명한 캐릭터로서 가장 인기있는 히어로 캐릭터 중 하나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캐릭터가 바로 스파이더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스파이더맨'은 방사능 거미에 물려 '스파이더맨'이 되는 '피터 파커'이다. 실사화가 된 거의 모든 '스파이더맨' 영화는 '피터 파커'를 주인공이다. 그러나 이번 영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은 '피터 파커'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지 않고 ‘마일스 모랄레스’을 주인공으로 설정한다. 마블 만화를 좋아하고, 스파이더맨이라는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일스 모랄레스’가 주인공인 스파이더맨을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저 새로운 캐릭터로 보여졌을 것이다. 이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스파이더맨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피터 파커' 스파이더맨도 등장하고, 평행세계의 ‘스파이더 그웬’, ‘스파이더맨 누아르’, ‘스파이더햄', '스파이더맨' 등 다양한 스파이더맨이 등장한다. 이 모든 캐릭터 역시 만화 원작속에 존재하는 캐릭터들로서 이 다양함이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가 얼마나 사랑받는 캐릭터인지를 보여준다. 모든 스파이더맨 캐릭터가 각각의 개성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중 ‘마일스 모랄레스’의 스파이더맨은 다른 의미로 특별하다. 최초의 흑인 스파이더맨, 이것이 '마일스 모랄레스' 스파이더맨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이 영화가 단순히 다양성을 위해서 '마일스 모랄레스'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면 난 이 영화를 혐오했을 것이다. 물론, 이 영화가 다양성을 위해 '마일스 모랄레스'을 주인공으로 설정했을 수도 있지만 그런것을 떠나서 이 영화는 재밌다. 자고로 영화는 재밌어야 한다. 특히 상업영화라면 재미를 우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잘 만들어진 영화다. 다양성을 위해 영화적 재미를 포기하거나, 개연성을 포기한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영화의 재미를 충분히 보장한다. 또한 이 다양성을 캐릭터의 매력으로서 잘 표현해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임을 잘 이용한 영리한 영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영화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것은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는 이 영화의 특성상, 만약 실사였다면 등장하는 다양한 스파이더맨들의 개성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는 각각의 스파이더맨들의 그림체를 보는 것이다. 각 스파이더맨이 제작된 시기에 따른 그림체를 영화내에서 보여주는데 이는 평행세계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많은 대사로서 관객들을 납득시킬 필요가 없게 만드는 강력한 요소로서 작용한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영화를 진행함에 있어서 마치 만화책을 보는 듯한 연출을 많이 사용한다. 스크린 상에 칸을 나누어 마치 각 씬들을 읽는 것 같은 연출을 하거나 혹은 말풍선을 따로 만드는 연출은 이 영화가 만화 기반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음을 상기시킨다. 매번 이런 연출을 하는 것이 아닌 적재적소에 이러한 연출을 함으로서 보다 가볍고, 즐겁게 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만화적 연출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옳게 잘 쓰이고 있다고 보여진다. '스파이더 센스'(스파이더맨이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능력)을 시각화 하여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실사 영화에서 배우의 눈이 커진다던가 배우의 털이 바짝 서는 장면보다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실사 영화에서만 줄 수 있는 재미가 있다면 애니메이션 영화만이 줄 수 있는 재미도 존재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총평
상업 영화는 재밌으면 된다. 영화가 주는 재미를 유지하면서 교훈을 주는 것은 언제나 환영한다. 고로 영화가 주는 재미를 유지하면서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영화는 흑인 슈퍼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하지만 그 뿐만인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좋다. 영화를 보면서 굳이 '마일스 모랄레스'를 주인공으로 삼았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것은 각본이 좋아서이기도 하고 연출이 좋아서기도 하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영화가 재밌기 때문에 이러한 점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마일스 모랄레스'가 주인공인 이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새로운 스파이더맨을 보게 한다. 그리고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알려준다. 애니메이션 영화이기에 애니메이션 영화가 줄 수 있는 재미는 충분히 전달하지만 반대로 실사 영화가 주는 매력은 전달하지 못한다. 따라서 애니메이션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영화가 아니다. 어떤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던 작품으로서 스파이더맨이 전달하는 메세지는 결국 정해져 있따. 이미 흔히 알려져 여러 밈에도 사용될 정도로 유명한 메세지인데 그것은 바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이다. 큰 틀에서 보면 이 영화 역시 그러한 메세지를 담고 있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만약, 당신이 스파이더맨을 좋아한다면 나는 이 영화를 여러분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