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
5점 만점에 2.5점이다.
영화의 내용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 영화는 'Lost Stars'만으로 충분하다.
평범한 이별 영화
"비긴 어게인"은 그저 연인의 이별 영화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던 두 남녀가 가치관의 차이로 인하여 이별하고, 후회하고, 원망하다가 결국 받아들이는 이야기다.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은 그레타 (케이라 나이틀리)와 데이브 (애덤 리바인)이다. 이 둘은 연인 사이로 함께 음악을 만들며 생활했다. 두 주인공 모두 뮤지션으로서 성공을 하고 싶어했으나 대중적 성공을 거둔것은 데이브뿐 이었다. 데이브가 성공하게 되면서 조금씩 둘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결국 둘은 이별하게 된다. 이별한 그레타는 작은 클럽에서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데 여기서 전직 음반 프로듀서인 댄(마크 러팔로)이 그 노래를 듣고 그녀에게 함께 앨범을 만드는 것을 권한다.(여기서 댄은 이미 실패한 프로듀서로 보여진다.) 그레타는 이를 승낙하였지만 예산이 없는 관계로 그들은 뉴욕의 거리, 지하철, 공원 등 여러 장소에서 라이브 레코딩을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레타와 댄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가 가진 마음속 상처를 치유해간다. 음악을 함께 시작하였으나 자신이 아닌 자신의 전 남자친구 데이브만 성공을 한것으로 인해 자신감을 잃었던 그레타는 이 과정을 통해 자존감을 되찾게 되고 댄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되찾게 된다.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음악을 통하여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은 너무 급하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진행되어진다. 앨범을 완성하기까지 쉽지는 않은 여정이었지만 앨범은 완성되고 그레타와 댄은 자신들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는다. 이렇듯 이 영화는 이별을 경험한 그레타가 음악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실제 이별한 많은 연인들 역시 음악이 대상이 아닐 뿐 각자의 형태로 치유가 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줄거리가 특별히 큰 충격을 선사한다거나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지는 않는다.
노래가 함께하는 영화
이렇듯 평범한 내용을 가지고 있는 "비긴 어게인"이지만 이 영화에 노래가 첨가되면서 "비긴 어게인"은 특별해진다. 영화에 노래가 들어가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주인공인 그레타 (케이라 나이틀리)와 데이브 (애덤 리바인)이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이 영화는 특별해진다. 'Lost Stars',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A Step You Can't Take Back', 'Like A Fool', 'Coming Up Roses' 등 앨범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이기에 그레타가 위의 노래들을 부르는 모습을 관객들을 볼 수 있다. 이 영화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그레타와 데이브다. 그러나 압도적으로 그레타가 부르는 노래가 많다. 각 노래는 작중 앨범에 담기는 노래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작중 그레타의 감정 및 상황을 표현하는 장치이다. 작중 인물의 감정을 노래로서 표현한다는 점에서 뮤지컬과 매우 흡사하다. 그러나 '맘마미아' 같은 뮤지컬 처럼 노래의 가사가 마냥 직관적이지는 않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모든 노래가 좋다고는 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도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노래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노래라는 것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 좋고, 싫음이 나뉘는 영역이기에 누군가에게는 좋은 노래가 누군가에게는 별로일 수도 있기 떄문이다. 그럼에도 그레타와 데이브의 갈등의 트리거가 되는 'Lost Stars'는 명곡이라고 생각된다. 이 영화에서 그레타가 데이브에게 남은 미련을 확실히 해소하는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데이브가 부르는 'Lost Stars'을 그레타가 듣는 장면으로 묘사되어 진다. 데이브는 성공하기 위해 대중성있는 음악을 지향하고 그레타는 대중성보다는 진정성이 있는 음악을 지향한다. 이렇듯 이 둘은 공통적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그 음악을 표현함에 있어서 차이점을 보여준다. 이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장면이 데이브가 'Lost Stars'을 부르는 장면이다. 노래 'Lost Stars'는 그레타가 부른 버전과 데이브가 부른 버전은 따로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 데이브는 보다 대중적으로, 그레타는 보다 진정성 있게 이 노래를 부른다. 개인적으로는 두 버전 모두 좋지만 그레타가 부른 'Lost Stars'를 더 선호한다.
총평
줄거리 자체는 흔한 남녀간의 이별 내용으로 흥미롭지 못한 내용이었고 솔직히 영화 자체의 내용만 봤을 때는 지루할 수도 있었으나 그것을 음악을 통해서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평점 부분에서 작성했듯 이 영화의 줄거리는 나에게 있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비긴 어게인"이라는 영화를 관람하고 'Lost Stars'라는 노래를 얻었기에 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사실 "비긴 어게인" 영화 포스터를 보았을 때는 걱정을 했었다. 그 이유는 포스터에는 그레타와 댄이 차에 앉아 나란히 커피를 들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기 때문이었다. 이 걱정은 영화가 진행되면서도 지속적으로 걱정되었던 부분이기도 했다. 다행히도 이 영화는 그런 내용을 담지 않았고 난 그것에 매우 안심했다. 가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애덤 리바인'이 데이브의 역할을 맡으면서 그가 부른 노래를 극장에서 마치 그의 콘서트장에 온 것만 같은 느낌으로 들을 수 있었다는 것도 너무 좋았지만, 영화상에서 그레타의 배역을 맡은 ' 케이라 나이틀리'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귀가 즐거웠다. 아직도 'Lost Stars'을 듣고 있을 때면 영화의 장면이 머리속에서 재생된다. 음악으로 인해 제작된 영화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된다. 너무 자주는 원하지 않지만 가끔씩 이러한 종류의 음악을 남기는 영화가 개봉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