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5점 만점에 4점이다.
'광기의 뒤에는 사람이 있었다.'
그 누구보다 선했기에 그 누구보다 악해질 수 있다. 사람은 모두 양면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저 상황에 맞는 나에게 맞는 가면을 쓰고 살아갈 뿐이다.와
빌런이 빛이 나는 영화
영화 '다크 나이트'는 영화 '배트맨 비긴즈'의 후속 영화이다. 영화 '배트맨 비긴즈'는 히어로의 탄생을 그리는 영화라서 그런지 빌런 '라즈 알 굴'이 엄청나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런 반면 이번 영화 '다크 나이트'에는 배트맨의 영원한 숙적이라고 불리우는 '조커'가 빌런으로 등장한다. 영화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를 보면 히어로(배트맨)도 조커도 인간을 초월한 강함을 보여주지는 않는다.(물론 인간을 초월한것은 맞다.) 영화에서 히어로와 빌런의 묘사는 그저 엄청나게 강한 사람 정도로 비춰진다. 그러한 점이 관객으로 하여금 이 영화에 조금 더 몰입하게 만드는 하나의 요소로서 작동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범죄 집단과 실제로 미쳐버린 사람(조커)의 범죄 행위는 마치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범죄로 느껴진다. 영화가 진행함에 따라 조커라는 캐릭터는 그의 물리적인 힘 때문이 아니라 그의 사상과 그의 파격적인 행동으로 소름끼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조커는 여타 다른 빌런들과 다르게 목표가 모호하다. 그의 목표는 그저 혼돈이다. 무조건적으로 '악'만 판치는 세상이 아닌 '선과 악' 그 모두가 모여 질서를 잡지 못하는 세상을 원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캐릭터는 물론 조커이다. 하지만 조커 이외에 다른 빌런도 이 영화에는 존재한다. 그 빌런은 누구보다 선한 사람으로 보여지던 지방 검사 ' 하비 덴트'이다. 이 인물은 누구보다 정의를 부르짖던 인물이었으나 조커의 계락으로 인하여 빌런 '투페이스'로 변모한다. 이는 누구보다 선한 인물이 누구보다 악한 인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이다. 이러한 예시는 단순히 '하비 덴트' 한 명의 인물로 끝나지 않는다. 범죄자 집단과 민간인 집단 이렇게 둘로 나뉘어진 집단에서도 이러한 예시는 적용되어 진다. '하비 덴트' 가 악으로 변했다면 이번에는 범죄자 집단에서 '선', 적어도 사람의 도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모든 사람은 악하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캐릭터적으로 보다 매력적인 캐릭터는 투페이스라고 생각되지만 실제로 영화를 본다면 이 영화의 최고 빌런은 '조커'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된다. 이 영화는 '조커'라는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으로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히어로 영화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
개인적으로 히어로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당연하게도 모든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을 뿐더러 실제로 히어로 영화를 평가할 때 낮은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 이유를 이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화 '다크 나이트'에는 어찌보면 히어로보다 매력적인 빌런 '조커'가 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영화 자체의 스토리의 완성도, 배우들의 연기, 현실적인 연출 등 많은 부분에서 이 영화는 잘 만들어진 영화다. 그러나 '조커'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부족했다면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히어로가 빛나기 위해서는 빌런 역시 빛나야 한다. 매력적인 빌런이 매력적인 히어로를 만들게 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다. 이는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영웅의 면모를 가진 사람이 등장한다는 뜻이다. 혼란스러운 세상이기 때문에 영웅의 면모를 가진 사람이 더 빛이 나는것이다. 만약 난세가 아니었다면 영웅의 면모를 가진 사람은 그저 그런 사람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지 못할 것이다. 영화속의 빌런의 매력은 히어로 영화의 매력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이다. 또한 이 영화는 히어로 영화이지만 CG를 최소화하고 빌런과 히어로 모두 현실적인 모습들을 보여줌으로서 관객들이 보다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애초에 히어로라는 존재 자체가 현실적이지 못한 존재이기에 히어로 영화에서 현실적인 표현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보통 히어로 영화는 캐릭터를 설명함과 동시에 영화 속 세계관 역시 설명한다. 이 과정이 빈약한 경우 관객들은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고 그저 그런 영화로 기억된다. 영화 '다크 나이트'는 이 두가지 요소를 너무나도 잘 해결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매력적인 빌런과 납득가는 스토리 그것이 이 영화 '다크 나이트'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총평
지금까지 본 모든 히어로 영화 중 가장 만족스러운 히어로 영화다. 그와 동시에 가장 히어로 영화 같지 않은 히어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다크 나이트'를 관람했을 때 나는 히어로 영화를 봤다는 느낌보다는 철학적인 영화를 봤다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이번 영화 역시 '배트맨 비긴즈' 때와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히어로의 강함을 보여주는 것 보다는 사람이 겪는 심리적 갈등을 더 부각시킨다. 이러한 선택은 화려한 액션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좋지 못한 평을 얻을 수 있었으나 '배트맨 비긴즈'에서 보여준 모습을 통해 영화 '다크 나이트' 역시 화려한 액션보다는 내적 갈등을 더 묘사할 것이라는 것을 알림으로서 그러한 부정적인 평을 대비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화려한 액션은 부족할 수 있겠지만 그 것이 영화가 화려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병원 폭파 씬, 차량 추격 씬 등 화려한? 장면들은 충분히 존재한다. 그저 빌런과 히어로가 대결을 펼침에 있어서 화려함이 부족하다는 것일 뿐이다. 이 영화는 히어로 영화로서의 재미와 감독이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훌륭하게 표현된 영화다. 이 영화의 등장은 히어로 영화가 단순히 아이들이 보는 영화가 아닌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것을 모두에게 알린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